작년 지천명 생일파티에 이어, 올해도 풋살 언니의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비건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우리집에 와서 케익을 불었다. 케익을 부는 얼굴은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설레고 벅차는 눈망울이 있다. 그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은 행복한 시간 중 하나다.
언니가 선물 대신 편지를 달라고 해서 다들 편지를 하나씩 써왔다. 언니에게 처음 편지를 쓴건데, 처음에는 무슨 말을 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쓰다보니 편지지가 조금 모자랐다. 다음에는 조금 더 큰 카드를 골라야지. 편지로만 전해지는 마음과 말이 있다. 말로 하긴 낯간지럽고 쑥쓰러운 말들. 편지를 보내고 내 손을 떠나고 나면, 수신인이 이 편지를 어떤 표정으로 읽는지 어떤 마음일지 알 수가 없다. 일방적인 마음의 전달이 편지의 묘미 중 하나일 것이다.
내년도, 내후년도 생일 편지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