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원제에는
“Everybody lies”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고 한다.
이 문장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철학이라고 하는데,
그 한 줄이 꽤 재미있어서 언젠가 봐야지 하고 저장해두었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이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원래 사람들이 대체로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는 ‘되고 싶은 자신’을 자신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고,
절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것들은
오히려 꽤 정확하게 그 지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다.
아직 “Everybody lies”를 100% 믿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게 되면서
예전보다 말과 실제를 조금은 분리해서 보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내가 하는 건 시뮬레이션이다.
이게 사실일 경우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거짓말일 경우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늘은 꽤 높은 확률로 ‘사실’에 가까운 답을 확인한 날이었고,
그래서 해야 할 일이 전보다 명확해져서 좋으면서도,
그 사실 자체로는 조금 아쉬운,
묘하게 마음이 갈라지는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