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자주 다녔던 중국집을 갔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에 있는 식당인데, 간 김에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도 가보고, 공원도 가고, 가게들도 구경했다.
이번에 가보니 매일 같이 들렀던 공원은 엄청 컸었는데 너무 작게 느껴졌다.
공원 입구에 있는 기념비를 올려다봤던 것 같은데 이제는 양팔로 감쌀 수 있는 크기였고,
나무들도 많이 커서 한층 더 울창해졌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몇몇 가게들은 그대로 영업을 하고 있고,
봄만 되면 흐드러지게 벚꽃잎을 흩날리던 아파트 정문의 벚나무도 그대로였다.
고향에 온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같은 인천이고 30분 거리의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내가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내며 구석구석 쏘다니던 추억을 일시에 떠오르게 만드는 장소가 고향인거구나.
그때와 많이 바뀌지 않은 것이 반가웠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은 강력하다는 생각도 했다.
동시에 여전히 여기 그대로 머물렀다면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편안한 것에만 안주하지 말고 더 나은 것을 지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왜냐하면 고향 동네와 지금을 생각하면, 현재의 환경이 훨씬 더 나에게 잘 맞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금 지내고 있는 동네도 너무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는데,
먼 훗날 나는 또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