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왔다.
풋살 운동이 취소될 만큼 펑펑 많이 왔다.
얼마전 겨울은 애증의 계절이라고 일기를 썼었는데,
온 세상을 순식간에 하얗게 만든 눈을 보니
겨울은 역시 특별한 계절이라는 생각을 했다.
눈이 오면 세상이 조용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이유를 찾아봤더니 눈의 결정이 흡음판의 구멍과 같은 작용을 해서 주변이 조용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물이 얼어 눈이 될 때 열에너지를 방출하여 주변 온도를 높이고,
구름이 이불처럼 지표면의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걸 막기 때문에
실제로 눈이 오면 따뜻하다고 한다.
게다가 차도 사람도 한 템포 느려지고,
온통 하얀색이기까지 하니 모든 것이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벚꽃이나 단풍도 무척 아름답지만
낭만으로는 눈을 이길 것이 정말 없다.
어릴 때 아침에 눈이 오면 아빠가 눈이 온다며 나를 깨우셨다.
원래는 아침에 원래 잘 못 일어나지만
눈이 왔다고 하면 펄쩍 뛰면서 눈을 보러 나갔다.
커서는 자주 못 그랬는데
오늘은 마음껏 첫 눈을 만끽했다.
눈사람도 만들고 사진도 찍고 눈을 실컷 구경했다.
내일이면 출근길 블랙아이스를 걱정해야하지만
오늘은 이 특별한 날을 아이처럼 신나게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