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언니를 따라 탐조를 다녀왔다. 

가이드이신 새박사님께서 인도하는 대로 따라 걷다가,
어딘가에 멈춰 조용히 새를 기다린다. 
한 자리에 가만히 서서 소리를 줄이고 새를 기다리면
어느새 새가 한 마리씩 오기도 하고 
영영 안 오기도 하는데 기약없이 새를 기다리는 것이
도시의 일 같지 않고 한량(?)이 된 것 같고 좋았다.

나는 효율을 따지는 사람으로서, 주로 유용한 일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실제로 뭔가가 유용할 때 크게 기쁘기도 한 사람인데
정말 오랜만에 무용한 일을 하는 기쁨을 마음놓고 느꼈다. 

누구 하나 서두르는 이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템포로 
그런 찬찬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탐조의 매력 중 하나라고 느꼈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탐조를 한다고 하면, 일단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다. 

새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처음 보는 새를 알게 되기도 하고, 
늘 주변에 있는 새였지만 처음으로 깃털의 무늬를 자세히 보고 
어떤 성격과 특성이 있는 아이인지도 새로이 배우는 것이 즐거웠다. 

올해가 가기 전에 즐거운 활동 하나를 더 알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가끔 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