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받기로 했다.
위내시경은 저녁식사 이후부터 검사받기 전까지만 금식하면 돼서 간단한데,
대장내시경은 이것저것 할게 많았다.
약과 함께 1L씩 물을 먹는 것도 쉽지 않았고 2-3시간 내리 화장실을 가는 것도 쉽진 않았지만
제일 쉽지 않았던 건 식단 관리였다.
검사 3일 전부터는 잔사가 남지 않는 음식만 먹어야 한다.
쌀밥, 계란, 스팸, 두부, 감자, 흰살생선…
생각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되는 것 같다가도,
그 외의 것들은 아예 못 먹는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숨이 막힌다(?)
이 중 제일 맛있게 먹었던 게 흰살생선구이인데
야속하게도 딱 1개밖에 없어서 치트키를 계속 쓸 수가 없었다.
평일 점심에는 직장인들의 성공적인 대장내시경 메뉴라 불리는 한솥 스팸마요를 시켜봤다.
평소엔 맛있게 먹던 스팸마요지만, 김을 뿌려 먹을 수 없으니 금세 물렸고
계란찜도 참기름과 김치 없이 먹으니 영 먹히지가 않았다.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없는 것이 참으로 큰 고통이라는 것을 또 한번 깨닫고…
건강한 장을 위해 앞으로 평상시에 식단관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 검사라 전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거의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를 정주행하며 덕분에 고통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배고픈 것도 잊고 졸음과 싸워야할 일도 없었다.
재밌는 콘텐츠는 대장내시경 필수템이라 할 수 있겠다.
내시경이 끝나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김이다.
내시경 식단에 김만 먹을 수 있었더라면 하나도 힘들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김이랑 김치에 밥 한공기 뚝딱할 상상을 하며, 하루만 더 힘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