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좋아하는 것들이 내 안에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는지,
또 언제부터 좋아해온 것들인지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문득 중학생 때 만났던 학원 선생님들이 떠올랐다.

형과 동생인 두 선생님이 함께 운영하시던 작은 동네 영수 학원이었는데,
그곳은 당시의 일반적인 학원들과는 꽤 달랐다.
인테리어는 마치 호텔처럼 고급스러웠고,
화이트보드는 유리였으며, 공부방마다 산소발생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대치동에서 학원을 하시다가 오셨다고는 했지만,
그 시절 인천에서 그렇게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곳은 거의 없었다.
유난이라고 말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셨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늘 뭐든 정성스럽게, 좋은 것을 해주고자 하셨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늘 수고했다며 꼭 나들이를 데려가주셨다.
빕스에 가서는 스테이크를 사주시며
스테이크를 써는 법부터 어떤 순서로 식사하면 좋은지 같은 기본적인 식사 예절을 알려주셨고,
교보문고에 데려가서는 참고서만 파는 동네 서점 말고도
이렇게 다양한 책을 다루는 서점이 있고,
세상에는 이렇게나 많은 책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셨다.
만년필, 프랭클린 플래너, 직접 만들어쓰는 도장과 수첩 등 재미있고 좋은 아이템들도 소개해주셨고,
플래너를 쓰며 시간을 관리하는 법도 알려주셨다.

이런 여러 경험들을 통해
나는 무언가가 실용적으로 쓸모만 있으면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좋고 멋진 것을 추구하고, 찾아보고, 직접 경험하는 일 자체가 삶의 큰 즐거움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아마 그때 내 세계가 한 번 크게 넓어졌던 것 같다.

값진 것을 알려주신 인생의 귀인이시다.
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