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매치는 지금까지 했던 그 모든 매치와 완전히 달랐다.
감독님이 팀을 짜주셨는데, 처음으로 교체 멤버를 두고 매치를 뛰어봤다.
교체 멤버가 있다는 뜻은 포지션이 있다는 뜻이고,
너무 힘들 때 잠시 숨 고를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팀이 2년이 넘었지만 암묵적으로 잘하는 또는 선호하는 포지션 정도만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에게 포지션이 생겼다.
포지션에 맞춰 훈련을 하니 개인의 기량도 올랐다.
또 이번 매치가 달랐던 점은 단순히 다른 팀과 경기해서 이기자가 목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매치를 통해 우리가 확인해보고 싶은 약속이 있었다.
3개월동안 수비를 연습했는데, 그걸 실전에서 얼마나 잘 쓸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게 목표였다.
덕분에 승패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수비를 잘하고, 어떤 상황 또는 포메이션에 약한지 이런 것들에 집중해서 뛸 수 있었다.
우리 같이 이렇게 하자! 했던 것들을 실전에서 해보니 풋살이 훨씬 더 재밌었다.
필드에 있는 팀원이 모두 같은 약속을 생각하면서 뛰는 기분을 처음 느껴본 것 같다.
그리고 처음으로 매치에서 골레이로와 수비 포지션을 해봤는데
공격수와는 또 다른 그 포지션만의 매력이 있었다.
골레이로는 마치 고양이가 된 듯 공에 모든 집중을 기울이고
공이 왔을 때 딱 막아내는 순간이 짜릿했고
수비는 우리의 성을 지켜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은 감독님 덕분에 가능했다.
즐거운 걸 더 즐겁게 해보자는 감독님의 이야기가 이런 거였구나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