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바닥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는 뭔가 움직임이 있는 걸 잘 알아차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곁눈질로 슬쩍 봤는데 어떤 벌레가 바닥을 유유히 기어가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맞을 때의 기분이란… 정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기어다니는 벌레를 특히 무서워하는 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그 친구가 도망가지 못하게 투명한 커피 테이크아웃잔으로 덮어놨다.
찾아보니 바퀴벌레는 아니었고 집게벌레과인 것 같았다.

밖으로 내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방법은 덮어둔 컵을 아주 살짝만 들어 그 아래로 빳빳한 종이를 넣어 들어 올리는 것이다.
빳빳한 종이를 겨우 찾아서 컵 앞에 엎드렸으나
거의 30분을 컵 앞에서 끙끙 앓기만 하다가 결국 하지 못했다.

혼자 꼭 해결을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마침 저녁 일정으로 밖에 있는 H에게 SOS를 날렸다.

아직 H는 오지 않았고 나는 여전히 그 친구와 같은 공간에 있다.
오늘 할 일이 많아서 설거지를 빠르게 끝내고 바로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이 친구랑 씨름하느라 거의 한 시간을 날렸다.
일을 하면서도 1분에 한번씩 초조하게 그 친구가 종이컵 안에 있는지 확인하며
H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H여 어서 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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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 업데이트 추가
다행히 H가 도착하기 전까지 그 친구는 무사히 거기 있었고,
H는 도착하자마자 능숙하게 컵을 들어 올려 친구를 풀어주었다.
Special thanks to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