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쓰는 첫 일기다.
여기 시간은 22일 밤 12시고, 한국은 23일 오전 7시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행 중이었으니,라고 지각의 변명을 해본다.

장장 14시간의 비행 끝에 스페인에 도착했다.
예전 같으면 비행기에서 내리 잤을텐데,
H가 시차적응을 빨리할 수 있는 비기가 있다며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비행기에서 기필코 깨어있기다.
그리고 스페인에 도착해서는 스페인 시간으로 저녁에 잠을 자고
그 다음이 중요한데, 꼭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H와 나는 완벽 시차적응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비행기에 탔다.
초반엔 잘 버티는 듯 했으나 탄수화물이 들어갈 때마다 기절했다.
기내식이 생각보다 맛있었던 게 변수였나.

그렇게 5시간 정도를 잤고 지금 비몽사몽의 상태로 일기를 쓰고 있다.
지금 여기가 밤 12시고, 한국에서도 잘 시간이니 나름 성공적인 시차적응이라고 해야할까.
매일 그랬듯 자기전 책상에 앉아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고,
밖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으니 사실 스페인이라는 게 아직도 잘 실감이 안 난다.

남은 날들을 만끽하기 위해 우선 내일 미영이가 아침식사를 해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