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리스마스 선물로 피넛버터를 받은 게 있어
식빵을 사러 H와 빵집에 들렀다.

들어가니 공주님처럼 옷을 입은 아이가 계산대 쪽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쳐서 인사를 건네니
“저는 이 빵집 사장님 딸이에요”라고 당차게 자기 소개를 했다.
어떤 빵이 맛있어요? 물어보니 오늘은 사람들이 딸기빵도 많이 사갔고,
최광택(?)이라는 아저씨가 매일 아침 사가는 소금빵도 맛있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그 아저씨는 훔쳐가듯 빵을 사간다고 얘기했다.
넉살에 한 번 놀라고, 어휘력에 한 번 놀랐다.
어쩜 이렇게 얘기를 재밌게 잘할까 싶었다.

그러더니 그 꼬마 공주님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매장 이모랑 장난감 보물찾기 했었는데 숨겼던 위치가 기억이 안나 못 찾고 있다는 것이다.
같이 매장 밖으로 나갔더니 장난감들이 탁자에 놓여있었고
그 친구들과 비슷한 장난감을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오늘 연휴라 시간도 널널하고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까 싶어 퀘스트에 응했다.
눈이 많이 왔던 터라 눈에 묻혀있는 장난감도 있었고
탁자 아래 숨겨져 있는 것도 있었다.

3-4개정도 찾고 나서는 다 찾았나요? 물었더니 아직 못찾은 친구들이 더 있다고 했다.
한참을 봐도 못 찾겠다고 하니, 꼬마공주님은 어딘가로 향하면서
여기 어딘가에서 친구들 냄새가 나는데~ 라고 했다.
따라가니 어떤 플라스틱 통에 덮여져있는 마지막 장난감이 있었다.
알고보니 사실 그녀는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랑 재밌는 놀이를 한 것이었다.

덕분에 동화 같은 한 장면이 생긴 크리스마스였다.
식빵과 같이 사온 딸기 모찌와 소금빵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꼬마공주님의 픽은 믿을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