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공이 필요해서 당근 키워드 등록을 해놨는데,
5천원 딜이 떴다.
원래 4만원이 넘는 공인데 핫딜인 것이다.

약속을 잡고 10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내 어깨만큼도 오지 않을 키가 작은 어린이가 혼자 이미 나와있었다.
계좌번호를 물어보니 그런 거 몰라요라고 했다.
당연히 현금도 없었다.

판매자님께 잠깐 집에서 대기해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얼른 근처 ATM으로 갔다.

만원을 인출했다.
귀여운 마음이 들어 그냥 만원을 드릴까하다가
그건 또 너무 어린애 대하듯 하는가싶어 근처 카페에 가서 음료를 샀다.

그렇게 6,500원이 된 현금을 가지고 다시 거래장소로 돌아갔다.
판매자님은 약간 겁에 질린 채로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이거는 죄송할 일이 아니라고도 말씀드렸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모든 현금을 다 드렸다.

그랬더니 1,500원을 돌려주시며 안 주셔도 돼요라고 했지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양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뛰어들어 가버리셨다.

그리고 돌아온 당근 거래 후기는
“정말 감사합니다”였다.

판매상품 목록을 보니 내가 첫 거래던데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