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2를 봤다.
영화에는 프레멘이라는 파란 눈을 가진 종족이 나오는데
그 어떤 장면보다도 그 파랗고 강인한 눈빛이 잔상에 오래 남았다.

눈은 영혼의 창이라는 말이 있는데
마침 최근 읽은 박참새 시인의 시 중 비슷한 내용이 있어
오늘은 시로 일기를 갈음한다.

 

심장이 천천히 쌓이는 눈에게*

눈은 마음의 표식이란다
몸의 사정이 다 드러나는 곳이란다
영혼의 음양이 희고 검게 빛나는 곳이란다


그 애의 눈
하늘에서 부서지고
잘도 내린다

영혼의 바탕
목소리의 집념
청중하는 겸손
분별하는 마음

이게 다 
눈에 있단다
심장이 아니라 

*허연의 시 「들뜬 혈통」(『오십 미터』, 문학과지성사, 2016) 중 “심장에 천천히 쌓이는 눈에게”를 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