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특별한 석가탄신일을 보냈다.
평소라면 여느 공휴일처럼 보냈겠지만,
오늘은 진관사라는 절에 다녀왔다.
난생 처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가본 것이다.

불교 신자인 H는 매년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다녀온다고 했다.
가서 공양을 하고 기도도 드리고 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풋살 일정이 있었는데 끝나고 절밥을 먹으러 가보겠냐고 H가 제안했다.
그래서 풋살하는 동생 한 명과 같이 진관사로 향했다.
차가 워낙 많아 들어가는데까지 2시간정도가 걸렸지만
가는 길에 이야기도 하고 경치도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 공양도 하고 오복을 비는 명주실 팔찌도 하고 기도도 드렸다.
곳곳에 안내판에는 안내 문구와 함께 ‘당신이 부처님이십니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게는 두 손을 합장하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말은 안했지만 그 무언의 인사속에 당신이 부처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나는 크리스찬이지만 불교의 정신을 좋아한다.
누구나 마음의 정원을 가꾸면 당신도 부처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계속 마음을 수양해야한다는 부분이
종교를 떠나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H와 나는 각자 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만,
이렇게 서로의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매년 석가탄신일을 이렇게 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