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예보와 달리 하늘이 파랬다.
어제는 날이 흐렸는데도 좋았는데 맑으니 더 좋겠구나 싶었다.
오늘은 짐 없이 홀가분한 상태로 숙소를 나섰다.
한결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과 덴류지 정원에 갔다가 도미 구이 솥밥을 먹고 시내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엄마에게 자꾸 잔소리를 했다.
인도 더 안쪽으로 걸으라거나, 돌길로 가지 말라거나, 엄마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계속 뒤를 돌아보는 식이었다.
문득 내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더니, 엄마는 “네가 엄마 생각을 많이 해주는구나 싶다”고 했다.
엄마는 그러려니를 잘하는 사람 같다.
남은 여행 동안은 걱정이 되거나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도,
나도 조금은 그러려니 해보기로 했다 ㅎㅎ
시내를 걷다가 우연히 공원에 들어가게 됐다.
수백 년 된 나무가 있고, 길은 훤했다.
우연히 들른 곳인데 마치 작은 천국 같았다.
엄마와 이렇게 하염없이 걸어본 적이 언제 있었나 생각했다. 아마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못한 산책을 여행에서 조금이라도 채워가는 기분이었다.
어제 많이 걸은 여파로 종아리와 발바닥이 땅겨왔지만, 오늘도 이만 보를 걸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반신욕을 했다.
마지막 밤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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