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조조영화에 도전했다.

다행히 영화 시작전에 눈을 떴으나 아침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 가려던 계획은 지킬 수 없었다.
부랴부랴 눈을 비비고 영화관에 도착해서
3시간 동안 몰입감 넘치는 액션 영화를 보고 나오니 배꼽시계가 울리기 직전이었다.

곧장 쌀국수집으로 향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점심까지 먹었는데도 1시가 안됐다.
그래 아침에 피곤해도 이 맛에 조조영화를 보는거지.
아직 풋살 가기 전까지도 한참의 시간이 남았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집에 와서 한숨 돌리고 이것저것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배가 싸하게 아파왔다.
요즘 찜질의 효능을 맹신하는 편이라 상태가 안 좋다 싶으면 일단 찜질팩부터 얹고 본다.
배 위에 따뜻한 팩을 올려두고 잠시 누웠다.

그렇게 그대로 3시간을 내리 잤다.
정말 몇 년 만에 자보는 꿀같은 낮잠이었다.
H도 언제 잠들었는지 같이 눈을 떴다.
곧 저녁먹을 시간이었다.

일찍 일어난 보람이 무색해진 조삼모사일지도 모르지만,
이 기분 좋은 낮잠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H와 함께 깔깔 웃었다.
오랜만의 꿀잠이 주어낸 행복에 H와 한참을 웃었다.
조조영화를 보고도 하루를 온전히 보낼 체력이 생기는 그날까지
우리의 도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