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처음으로 점심을 밖에서 사 먹었다. 이사 전에는 거의 늘 사먹었었는데, 이사하고 몇 끼는 집에서 챙겨먹다보니 이 집에서는 외식하러 나가는 발걸음이 새삼 낯설다. 예전에는 밖으로 나가면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 있어서 나갈 일이 있으면 나가고 싶었다면 이제는 집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으니까 외출하는 게 일처럼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 이삿짐이 정리가 안돼서 집이 어지럽혀져있는데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거라면 정리가 된 상태에서는 얼마나 더 좋을까. 정말…
하얀집 그동안 고마웠어~
드디어 잔금까지 다 치르고, 이사가 마무리 됐다. 정확히 언제 어떻게 일이 진행된다는 정보가 부족한 채로 기다리느라 떨리긴 했지만 이렇게 별일 없이 마무리가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더이상 그 집에 갈 일이 없겠구나라는 실감이 나서 시원섭섭하다. 6년이나 살았는데 안녕하는 순간은 이렇게 짧다. 하얀집도 완전히 안녕을 했고 이제 집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가니 이 집에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일용할 양식과 선물
비닐로 포장해둔 짐을 몇 개만 풀었는데도 짐이 떠 내려올 것처럼 많아 보였다. 드디어 주말이 되었고 우리는 본격 집 정리에 돌입했다. 열심히 하되 아프지는 않을 정도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기쁜 소식, 오늘 드디어 L이 선물해준 바퀜이 자리를 찾았고 L의 어머니께서 쌀과 김치도 보내주셨다. 보내주신 일용할 양식 덕분에 정말 힘이 난다!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롤러코스터 금요일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롤러코스터였다. 아침에는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우리의 계획대로 흐르기 힘들어지는 변수를 알게되었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오후에는 그것을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해야(?) 했고 저녁에는 완전히 또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미팅이 있었다. 사업은 통제할 수 없는 일 투성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더더욱 그런 날이었다. 오늘 특히 여러모로 너무 고생하신 L에게 감사를 전하며, 그래도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원하는 걸…
새 집에서 첫 재택
아직 짐이 그대로 있고 어수선하지만 새 집에서 첫 재택근무를 했다. 다행히 업무는 할 수 있게 책상과 의자는 세팅해두어서 불편하지 않게 일했다. 우선 책상 왼편에 있는 통창문으로 보이는 뷰가 적응이 아직 안 된다. 마침 집 앞이 빈 부지여서 뷰가 훤하다. 전깃줄과 다른 건물에 가려져 있어 어느 순간부터는 창문 밖을 많이 바라보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좋은 풍경을 가끔씩 감상하면, 일이 더 잘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짐 정리까지 해서…
이사 그리고 입주 청소
드디어 이사를 했다. 이사 하나만 해도 큰 변수인데, 그 외에도 많은 변수가 하루에 다 몰아친 날이었다. 모든 변수가 상수이길 바랐지만... 반전은 없었다. 그 중 하나만 쓰면 아주 큰 책장을 당근 무료나눔으로 전달하기로 했고, 무겁기 때문에 청년 남성 두분이 오셔야한다고 미리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중년 여성 한 분과 더 연세가 많으신 여성분이 오셨다. 당연히 책장이 무거워 두분이 계단으로 옮기기엔 역부족이었고, 책장이 워낙 크다보니 이삿짐을 나르는 통행로 계단을…
진짜 마지막 집 정리
드디어 내일이 이사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최최최종 정리를 하는 날이다. 큼직한 것들은 대부분 정리를 해뒀고, 오늘은 베란다와 자잘한 짐들을 정리했다. 베란다에는 신발장이 있는데 그간 거의 신지 않고 사실상 보관해온 신발들이 많았다. 왜냐...? 이제는 더이상 젊은 시절에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닥터마틴, 로퍼, 샌들, 발목까지 올라오는 컨버스 등등 버리지 못하고 가끔 미련이 생길 때마다 불편을 감수하고 종종 꺼내신었던 신발들이다. 신발은…
버리고 난 후 알게 된 것
이사를 계속 준비하고 있는데, 주된 작업 중 하나는 버리기이다. 집에 있는지도 몰랐던 물건들부터, 근래 몇 년은 입지 않은 옷, 쓴다 쓴다 했지만 결국 쓰지 않은 화장품, 시간 여유가 될 때 만들어보려고 했던 DIY 집꾸미기 등등 정리할 때가 되니 깨달았다. 진작 버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구나. 사실상 나는 호더였다고 인정했다.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 하고 사거나 주워와 집안 가득 축적하는 행위를 호딩(Hoarding)이라 일컬으며,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숨고 덕분에 구사일생
얼마전 사무실 건물 사장님께 이제 한파라는데 동파주의 부탁한다는 문자가 왔었다. 그래서 최대한 동파되지 않게 조치를 취해두고, 어제 재택을 하고 오늘 출근을 해서 물을 틀었는데 다행히 물이 잘 나왔다. 그런데 물을 틀어두고 얼마쯤 안 지났을 때, 바닥에 물이 차오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세면대 물이 역류해서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우째쓰까... 비상이었다. 배관이 얼어 물이 역류하는 것 같은데 상암 시절 동파됐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는 다행히 근처에 있으니…
다음 기회가 아니라 이번 기회에
오늘은 계약 건이 있어 한양대에 다녀왔다. 계약 날인을 마치고 나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 담당자분께 전화가 왔다.계약 체결일 수정이 필요할 것 같은데,다음에 방문할 때 오시는 김에 들러서 수정을 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곧바로 다음 일정이 있어서 알겠다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가,다음에 혹시라도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지금 아예 해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지금 바로 갈테니 수정을 하자고 했다.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스케일링
연휴의 화룡점정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왔다. 다행히 충치는 없었다. 요즘 이가 살짝 시려서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원래 조금씩 시린 게 정상이라면서 그럴 땐 재빠르게 반대쪽으로 씹으라고 알려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예 안 아픈 상태를 유지해야하는 게 아니라,조금 아픈 부분이 있더라도 잘 유지보수하며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풋살패밀리
원래는 별일 없으면 명절 연휴 중 하루는 풋살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상 이슈도 있고, 너무 춥기도 하고 해서 연휴 풋살은 따로 안했고 대신 근처 동네에 사는 풋살친구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었다. 맛있는 타코 집이 있다하여 오픈이 30분쯤 지난 시간에 도착했는데 대기가 벌써 네 팀이나 있었다. 그래서 카페에 가서 연휴동안 뭐했는지, 한주는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나눴다. 사실 매주 풋살연습 때 보는데도 매주 할 얘기들이 있다. (일단 무조건 풋살…
윷놀이 열전
설 맞이 친척 가족 다같이 모여 윷놀이를 했다. 잡고 잡히고 업고 추격하는 짜릿한 게임이었다. 이제 제사를 안 지내다보니 가족끼리 다같이 모이는 날이 1년에 설 뿐인데, 같이 게임을 하니 분위기도 유쾌하고 조금 더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다. 이제 매년 윷놀이를 했으면 좋겠다.
설 준비
인천 본가에 갔더니 부모님이 전을 부치고 계셨다. 전 냄새를 맡으니 설이 조금 실감났다. 언니랑 나는 전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오징어전, 고구마전, 육전, 동태전, 김치전을 조금조금씩 부쳤다. 역시 전은 부치면서 먹는 게 제일 꿀맛이다. 먹고 얘기하고 먹고 윷놀이하고 먹고 오목도 두고 또 먹고.쉬어지는 연휴를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