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염이 생기고 나서 면역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할 에너지는 없어 대부분 사 먹고 있는데 덕분에 사진첩에 음식 사진도 많아졌다. 그래서 오늘 사진 일기는 식(食) 버전이다. 1. 인두염이 걸린 직후 며칠 죽을 먹다가 일반식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메뉴가 '도피'라는 곳의 오픈 샌드위치였다. 라구 샌드위치, 무화과 샌드위치, 복숭아 샐러드를 먹었는데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대단해서... 없어졌던 입맛이 돌아왔다. 땡기는 데에는…
듣기만 해도 힘이 나는 노래는?
이전 일기 중 하나에서도 밝혔듯 나는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구독하게 된 '퀘스천퍼데이'라는 뉴스레터가 있는데 매일 나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을 1개씩 보내준다. 꾸준히 나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게 이 뉴스레터의 슬로건이다. 일기를 매일 쓰다보니 글감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날의 소재와 교집합을 찾아 쓰면 좋은 땔감이 될 것 같았다. 얼마전 '듣기만 해도 힘이 나는 노래는?' 질문이 왔었는데 답을 오늘 찾았다.…
월말 정산
8월의 마지막날을 앞둔 오늘은 월말 정산 업무를 했다. 회사의 한 달을 정리하는 것으로는 매출/매입을 확인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지급하는 것, 지출 내역을 확인하여 항목별로 분류하고 현금흐름을 점검하는 것, 월 서비스 지표를 요약하고 리뷰 자료를 만드는 것, 전체 프로젝트 현황을 확인하고 계획하는 것 등이 있다. 매달 반복되는 업무다보니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기계적으로 쳐내는 부분도 있다. 나한테는 정산이라는 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정리하는 일에 가까운…
까눌레를 받았다
저녁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로우슈가가 느껴져 빵집에 들렀다. 상암에서 빵지순례로 유명한 가게라 그런지 저녁시간인데도 손님들이 많았다. 계산하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계신 분이 내 발을 질끈 밟았다. (쪼리를 신고 있었다.) 나보다도 그분이 훨씬 놀라시면서 죄송하다고 하셨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진짜로 괜찮았다. 그분께서 아무리 생각해도 본인이 발을 너무 제대로 세게 꽉 밟으셨다면서 꼭 받아주시라면서 까눌레를 하나 더 계산해서 주고 가셨다. 모르는 타인에게 발을 밟힌 적은 많았지만…
Monday Routine
어김없이 월요일이 돌아왔다! LAH는 매주 월요일 아침 7시반에 셋이서 주간회의를 한다. 한 주를 회고하고 다가오는 한 주도 어떻게 잘 보낼지 얘기하는 시간이다. 주말간 있었던 재밌는 일로 시작해서 프로젝트들의 우선순위 결정, 스케줄링, 회사 방향성 등 한 주간 실무를 하다보면 챙기기 어려운 것들을 조금 더 거시적으로 논의하고 계획한다. 이렇게 얘기하다보면 2시간이 훌쩍 간다. 주간회의는 상암동 시절부터 꾸준히 해왔는데, 기록을 보니 20년 11월부터 했으니 이제 3년이 다 되어간다.…
물건 말고 순간을 모으세요
폰 홈화면을 열면 매일 새로운 글귀가 떠 있다. 모티베이션이라는 앱인데 동기부여 또는 영감을 주는 문장을 매일 보여준다. 대부분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자꾸 생각이 나는 문장들도 있다. 오늘은 "물건 말고 순간을 모으세요."였다. 원래 루틴 중 한 달에 한번 사진첩을 보면서 월간 회고를 하고 포스팅을 올리는 게 있었는데 요즘은 한 달에 한번조차 사진첩을 못 훑어본 것 같다. 매일 자기 전 폰을 겨우 충전시키고 기절하기 바빴다.…
면역 강화 프로젝트를 생각한 날
여독 4일차다... 어제 저녁을 마지막으로 지어온 약은 끝이 났다. 눈떠서 컨디션이 조금 괜찮으면 병원을 안 가고 버텨볼까 생각하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컨디션이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래서 병원을 안 가고 책상에 앉았다. 어제에 이어 계속 QA를 하고 있는데, 열심히 먹어도 줄어드는 듯 줄어들지 않는 자장면처럼.. 일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고 핑퐁을 하거나 오히려 새로 추가되는 것들이 생겼다. 11시쯤부터 갑자기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다시 두통과 몸살 기운이…
제주도 여행 3일차
중이염으로 번졌다. 마지막 일정은 아무것도 못한 채 차에서 계속 잠만 잤다. 무사히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H가 받아 적음)
제주도 여행 2일차
제주 여행 2일차. 스쿠버다이빙을 했는데 귀의 기압이 높았는지 아직도 몸을 움직이면 귀가 아프고 목도 부어서 테라플루를 마시고 누웠다. 휴식이 필요하므로 오늘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
제주도 여행 1일차
오늘 눈뜨자마자 짐 챙기기를 시작하여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했다. (다행히 P의 여행 준비가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서핑을 했다. 그리고 지금 기절 직전이다.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었다. 물 위를 걷는 자의 기분까지는 못 느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서는 자세를 성공했다. 매일 했던 운동이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하며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보며 누워 있었다. 오늘 아침에 짐을 챙겨서인지 아직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한 느낌이지만, 내일 눈을…
적과의 동침?
저녁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바닥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는 뭔가 움직임이 있는 걸 잘 알아차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곁눈질로 슬쩍 봤는데 어떤 벌레가 바닥을 유유히 기어가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맞을 때의 기분이란... 정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기어다니는 벌레를 특히 무서워하는 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그 친구가 도망가지 못하게 투명한 커피 테이크아웃잔으로 덮어놨다. 찾아보니 바퀴벌레는 아니었고 집게벌레과인 것 같았다. 밖으로 내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방법은 덮어둔…
말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나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예전에는 이것이 매너 있게, 예의 바르게, 배려 있게 얘기하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은 이것만으로는 천 냥 빚을 갚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의 형식보다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관계는 주고받는 말들로 쌓인다. 의식적, 의도적 배려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 정도이고, 그 이상의 유대감이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플러스 알파를 할 때인…
기세 좋게 살자
요즘 여자월드컵에 빠져 매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 챙겨보고 있다. 나라마다 잘하는 플레이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역량이 높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적 패스 플레이, 역습 찬스 활용, 개인 기량, 골 결정력까지. 막강한 팀이었다. 게다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독일, 브라질까지 줄줄이 탈락하며 일본이 우승 또는 못해도 4강은 무조건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어제, 일본과 스웨덴의 8강 경기가 있었다. 스웨덴이 피지컬도 좋고 요즘 기세도 좋지만 일본은 스웨덴만큼 좋은…
시그니처
어제 '네마프(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라는 영화제의 개막식에 다녀왔다. 우리는 '필름업'이라는 C2C 온라인 영화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영화제 온라인 상영으로 네마프와 MOU를 체결하여 개막식에 초청을 받았다. 어떤 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온 적은 많았지만 개막식 참석은 처음이었다.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답게 개막작 상영 외에도 개막 공연, 개막 선언, 축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탈장르, 대안영상을 처음 접한 나에게는 흥미롭고도 생경한 풍경들이었다. 올해 네마프의 홍보대사로 선정되신…
마음도 계속 빚어야 한다.
출근길에 직진 차선, 우회전 차선 2차선인 구간이 있었는데 어떤 차가 직진 차선 선두에 멈춰서 우회전할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우회전 차선이 밀리니 직진 차선으로 와서 조금 더 빨리 가려던 것이었다. 그래서 뒤에 있던 직진 차들은 결국 한 대도 신호를 못 받고 다시 빨간불이 되었다. 직진 차선에 있었던 나는 저 차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멀리 갔을텐데 생각하며 욕심이 많은 차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H 왈, "이번 신호는 내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