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가 상암에 왔다. 윤우야 상암가자! 라고 늘 농담을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 날이 올 줄 몰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법처럼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늘 성공적인 첫 방문을 했으니 앞으로도 또 놀러오면 좋겠다.
백건우&이무지치 공연
H의 친구가 백건우씨의 공연을 추천해줬다. 찾아보니 예약 가능한 공연이 백건우씨와 이무지치라는 실내악단이 협연을 하는 공연밖에 없었다. 이무지치는 모르는 상태로 예매를 했는데, 알고보니 명성이 자자한 분들이라 티켓팅이 아주 치열했다. 둘다 실패한 줄 알았는데 운종게 취켓팅에 성공했다. 백건우씨의 피아노 연주는 굉장히 무게감 있으면서도 부드러웠다. 연세가 79세라는 것이 전혀 믿기지 않을만큼 그 어떤 피아느스트보다도 강한 힘이 느껴졌다. 이무지치 악단은 오래 호흡을 맞춰온, 원팀 같은 느낌이었고 그래서인지 모든 연주를…
대장내시경 전 마지막 특식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오늘이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단백질 충전을 위해 고기를 굽고, 앞으로 못 마실 우유도 한 컵 마시고, 김치볶음밥을 데워 먹은 뒤에는 후식으로 요거트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사실 내일 먹어도 될 만큼의 식욕이었을 텐데,‘앞으로 못 먹는다’는 생각이 들자 미리 먹어두고 싶은 웃긴 심리가 발동했다. (벌써부터 먹고 싶은 음식이 잔뜩이다..) 특식으로 잘 챙겨먹었으니 이제 토요일까지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See you next year
윤경이와 토마스가 출국하는 날이다. 매일 왁자지껄했던 집이 다시 조용해질 것이다. 수다, 야식, 캄비오로 거의 매일 새벽 한 시쯤 잠들던 작은 일탈도 오늘부로 종료가 되겠지. 오늘이 마지막날이니 식사나 티타임이라도 꼭 해야한다는 그들. 어제 늦게까지 짐을 싸느라 피곤했을텐데, 결국 새벽 6시에 거실 테이블에 모였다. 커피를 마시며 내년을 기약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집 정리를 말끔히 해두고, 깜짝 이벤트까지 준비해두고 간 귀여운 친구들. 부디 건강하게 내년에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동네 한바퀴
오랜만에 잠깐의 여유시간이 생겼다. 뉴질랜드 친구는 일정이 있어 외출을 나갔고 H와 나는 오랜만에 뭐먹지를 고민했다. 오늘의 메뉴는 쌀국수로 당첨됐다. 제주에서 육수를 공수해 집에서 쌀국수를 해 먹은 이후로, 밖에서 사먹은지가 제법 오래되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쌀국수가 땡겨서 미분당을 다녀왔다. 사리까지 추가해서 푸짐하게 먹고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 요즘 산책을 통 못했었는데 바람을 쐬며 걸으니 환기가 됐다. 산책하다가 공사중이었던 건물이 완공된 것을 봤는데, 책 쉼터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책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재활PT 대신 헬스장을 다닌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매일 가는 걸 목표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고 있다. 헬스장 머신 운동도 하고, 재활 때 배웠던 운동도 돌아가면서 같이 하니 날마다 기복은 여전히 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어느순간부터는 무릎이 아픈 게 기본값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조금이라도 아프면 그 변화가 크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오늘은 좀 덜 아프네? 이렇게 좋아지는 변화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다.…
오 캄비오! 오 불금!
스플렌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 하나가 꼭 해야 할 카드게임이 있다며포커 카드가 있는지 물어봤다. 집에 없다고 하니 밤인데도 불구하고 그럼 사오겠다며편의점으로 부리나케 다녀왔다. 어떤 게임이길래 이 밤인데도 다녀오나 싶었다. 친구는 굿 메모리가 필요하다며 게임을 알려주었다.캄비오라는 이 게임은 규칙이 아주 복잡하진 않았다.약간의 기억력과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거기에 적당한 운과 순발력이 필요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 네박자가 척척 맞기란 쉽지 않은 것이었다. 게임에 익숙해지고 재미가 붙기 시작해…
겨울… 이 지독한 계절
갑자기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졌다. 히트텍을 꺼내 입고, 족욕기도 다시 전원을 켰다. 한동안 가볍게 다닐 수 있었던 계절은 이제 완전히 지난 듯하다. 위아래로 잔뜩 껴입고, 머리와 귀까지 꽁꽁 싸매야 비로소 외출할 수 있는 겨울이 온 것이다. 작년 겨울이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탓에 올여름 폭염 속에서도... 겨울이 오길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만큼 겨울이 늦게 오길 바랐다. 그런데 오늘,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숨을 들이마시는…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이 대사가 떠올랐다. 생각이라는 것은, 당장 답이 나오진 않더라도, 하면 할수록 디벨롭 되는 것이 확실하다. 그간 풀지 못하던 문제를 드디어 풀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답을 찾을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찾을 때까지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답을 찾을 것이라 믿을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찾게 될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지어다~…
Everybody lies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원제에는“Everybody lies”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고 한다.이 문장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철학이라고 하는데,그 한 줄이 꽤 재미있어서 언젠가 봐야지 하고 저장해두었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이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원래 사람들이 대체로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는 ‘되고 싶은 자신’을 자신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고,절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것들은오히려 꽤 정확하게 그 지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조금씩 깨닫고 있다.…
패딩바지 개시
올해 우리 풋살팀은 실내구장에 들어가지 않고 야외에서만 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실내구장에서 부상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추위를 어찌 이길쏘냐. 날은 점점 추워질거고 나는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데 솔루션이 필요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까만 했던 패딩바지를 드디어 올해는 샀다. 아무리 추위를 많이타도 슥슥 소리나는 패딩바지를 일상에서 입고다니는 게 투머치이지 않을까 싶어서 망설였었는데. 지난주 풋살을 해보니 우선 풋살할때부터라도 올해는 필요하겠다 싶었다. 오늘 패딩바지를 개시했고 풋살을 했는데 대성공이었다. 따뜻하고…
위키드2를 보고
위키드 1에 대한 기대치가 컸던 탓인지,위키드 2는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위키드의 캐붕이다.의리가 꽤나, 어쩌면 제일 중요한 인물이라 생각했는데2편에서는 갑자기 애매하게 선을 타는 행동을 하거나로맨스가 느닷없이 너무 중요한 축처럼 다뤄졌다. 멋쟁이 위키드가 갑자기 소시민적 위키드가 된 느낌이랄까. 위키드에게 영웅적인 면모를 기대했던 영향도 있겠지만현실적이 됐다기엔 납득이 안 되고성장이라 부르기엔 방향이 좀 어긋난 듯했다. 그래서 1편의 그래비티로 멋지게 장식되던 엔딩 장면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쉽도다 아쉬워.
인생은 조건부확률이 아니라
언제 진짜 오픈하게 될지 모르는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이런저런 약속을 다 그 이후로 미뤄왔었다. 틈없이 바쁘기만한 것도 아니었음에도, 맺어두고 편히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부자가 되어 만나는 사람들마다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은 소망도... 그런데 아직 부자가 되지는 못했고, 어느덧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회나 인사를 주고받는 시기가 되었다. 오늘 마치 약속된 듯 지금까지 미뤄왔던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고 12월은 만남의 달이 되었다. 아니 그냥 만났으믄…
인플루언서도 첫 걸음부터
부자되기는 오래된 꿈이고 인플루언서는 그 꿈에 늘 따라오는 방법론 중 하나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이야기를 H와 주고받다가 거창한 방법은 모르겠으니까 각자 할 수 있는 걸 시작해보기로 했다. 꾸준히 나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걸 게시물로 올리는 것이다. 뭐라도 있어야 인기라는 것도 따라오든 아니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건강 덕후인 나는 건강을 테마로 잡았다. 1차 목표는 건강덕후들과 인친이 되는 것이고 2차 목표는 건강에 관심있는 정도 사람들의…
옷 정리
정리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주방에 이어 이번에는 옷방이다. 잘 입던 옷인데 이제는 더이상 안 입는 옷들이 있다. 대표적인 건 후드티다. 모자가 있으니 옷이 자꾸 뒤로 넘어가고 무겁기도 하고 겉옷을 입었을 때도 불편하고. 올해 한번도 후드티를 안 입은 걸 보고 이제 더이상 후드티는 못 입겠다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에너지를 세이빙하려는 것이 이제 이런 사소한 옷차림에도 반영된다. 옷은 패션이기에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이제는 패션보다 정돈된 일상이…